우리의 태양계 탐사 여정은 이제 인류가 도달한 가장 먼 지점을 넘어, 빛조차 희미해지는 심연의 영역으로 들어섭니다. 해왕성의 푸른빛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면, 우리는 공식적인 행성의 영토가 끝나는 지점에 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곳은 끝이 아니라, 태양계의 또 다른 거대한 세계가 시작되는 '황혼의 지대(Twilight Zone)'입니다.이곳에는 태양계 형성 초기의 혼돈과 비밀을 46억 년간 얼어붙은 채 간직하고 있는 수십억 개의 유령 같은 천체들이 떠다닙니다. 바로 카이퍼 벨트(Kuiper Belt)와 아직은 이론 속에만 존재하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입니다.오늘은 태양계 탐사 가이드의 마지막 장으로, 이 보이지 않는 국경 지대를 심도 있게 탐사하며, 이들이 어떻게 혜성을 만들고 지구에 생명의 ..
우리는 이제까지 태양계의 행성들을 차례로 탐사했습니다. 하지만 태양계의 '끝'은 어디일까요? 마지막 행성 해왕성? 아니면 왜소행성 명왕성? 그 경계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멀리, 가장 오랫동안 여행하고 있는 위대한 탐험가의 발자취를 따라가야 합니다. 바로 보이저(Voyager) 1, 2호입니다.1977년, 4년에 한 번 오는 외행성들의 특별한 정렬(그랜드 투어) 기회를 이용해 발사된 이 쌍둥이 탐사선은, 원래 목성과 토성 탐사라는 5년의 임무를 부여받았습니다. 하지만 45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이 노익장 탐험가들은 여전히 작동하며 인류 역사상 그 누구도 가보지 못한 태양계의 가장자리, 그리고 그 너머 성간우주(Interstellar Space)의 소식을 우리에게 전해오고 있습니다.오늘..
얼음 거인 해왕성을 지나, 우리의 탐사선은 이제 태양계의 가장 춥고 어두운 변방으로 나아갑니다. 이곳에는 발견된 순간부터 76년간 태양계의 아홉 번째 행성이자 막내로 사랑받았던, 그러나 2006년 한순간에 그 지위를 박탈당한 비운의 천체, 명왕성(Pluto)이 있습니다."My Very Excellent Mother Just Served Us Nine Pizzas." (나의 매우 훌륭하신 어머니께서 우리에게 아홉 개의 피자를 막 내어주셨다)과거 태양계 행성의 순서를 외우기 위해 사용했던 이 문장의 마지막 'Pizza'가 바로 명왕성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Pizza' 없이 문장을 외웁니다. 왜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를 잃어버렸을까요? 단순한 '퇴출'일까요, 아니면 더 정확한 '재분류'일까요?오늘은..
태양계의 보석 토성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우리의 탐사선은 이제 깊고 어둡고 추운 태양계의 외곽, '얼음 거인(Ice Giants)'들의 영지로 진입합니다. 이곳에는 태양 빛이 희미하게 닿는 머나먼 거리에서 푸른빛을 발하는 신비로운 쌍둥이 행성, 천왕성(Uranus)과 해왕성(Neptune)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목성과 토성이 주로 수소와 헬륨으로 이루어진 '가스 거인'이라면, 천왕성과 해왕성은 그보다 무거운 물, 암모니아, 메탄 등의 얼음 성분을 대량으로 포함하고 있어 '얼음 거인'으로 분류됩니다. 인류의 탐사선 보이저 2호가 유일하게 스쳐 지나가며 관측한 이 두 행성은, 우리가 이제껏 보아왔던 행성들과는 전혀 다른 기묘하고 극단적인 세계를 품고 있습니다.오늘은 이 푸른 쌍둥이 행성이 감추고 있는 놀라운..
행성들의 왕, 목성의 압도적인 중력권을 벗어난 우리의 탐사선은 이제 태양계에서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천체를 향해 나아갑니다. 바로 거대하고 신비로운 고리를 두른 행성, 토성(Saturn)입니다. 만약 태양계의 행성들 중 '보석'을 꼽으라면, 그 영예는 단연 토성의 차지가 될 것입니다.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처음 망원경으로 토성을 보았을 때, 그는 행성 양옆에 무언가 붙어있는 것을 보고 '귀가 달린 행성'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 '귀'의 정체가 수백만 개의 얼음 조각들이 만들어내는 광활하고 얇은 고리(Ring)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오늘은 이 태양계 최고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토성의 고리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또 어떤 운명을 맞이할 것인지 그 숨겨진 이야기를 파헤쳐 보고, 지구와 가장 닮은 ..
행성이 되지 못한 잔해들의 바다, 소행성대를 무사히 통과한 우리의 탐사선은 이제부터 태양계의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진입합니다. 단단한 암석 행성들의 시대를 지나, 거대한 가스로 이루어진 외행성계의 왕, 목성(Jupiter)의 압도적인 위용과 마주하게 됩니다.로마 신화의 주신 '유피테르'의 이름을 딴 이 행성은 그 이름에 걸맞게 태양계의 모든 행성을 합친 것보다 2.5배나 더 무거운, 명실상부한 행성들의 왕입니다. 목성의 가장 유명한 상징은 남반구에 자리 잡은 거대한 붉은 반점, 마치 행성 전체를 노려보는 듯한 '대적점(Great Red Spot)'입니다.오늘은 이 거인의 이글거리는 눈동자의 정체를 파헤치고, 목성이 거느린 수많은 위성들 중 생명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가장 중요한 네 개의 세계를 탐사해 보..